[스크랩] 美회사도 탐낸 ‘돼지분뇨 퇴비’ 기술

 

경향신문 | 기사입력 2008.10.02

ㆍ70대 전부남씨 … 캐나다서 30만톤 수출 요청도

미국의 큰 회사가 시골에 묻혀 사는 70대 한국인을 모셔가려고 공을 들였다. 이민만 해주면 천문학적인 재물과 함께 평생을 보장하겠노라고 제안했다.

노인은 "다 늙은 지금 내 나라를 놔두고 어디로 가란 말이냐. 애국심에 반하는 일은 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그는 전부남씨(71)다. 외국 회사가 그를 데려가려 한 것은 축분을 이용한 발효기술 때문이다. 그는 돼지 분뇨를 일체의 악취 없이 퇴비로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굳이 외국을 들먹일 필요도 없다. 돼지 분뇨는 우리나라에서도 애물단지다. 양돈농가의 고질적 민원이며 수질오염 주범으로 꼽힌다. 정부가 그동안 이 분야에 들인 돈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골치아픈 돼지 분뇨를 간단히 비료로 만들 수 있지요. 물을 뿌려 돈사 분뇨를 씻어내 발효조에 투입하고 여기에 소나무 톱밥을 절반 정도 섞습니다. 에스컬레이터형 교반(뒤집기)기를 이용해 배출구로 이동시킵니다. 햇볕을 충분히 쬐어 발효시키면 산도가 낮아집니다. 해로운 미생물은 사멸되지만 유익한 미생물은 모두 살아있는 비료가 만들어져요. 악취는 전혀 나지 않지요."

그가 말하는 퇴비화 기술은 간단한 이치다. 적당한 온도와 습도, 물분해를 통해 70여일간 발효시키는 방법이다. 사료 항생제까지 분해시켜 버리는 친환경 비료가 생산된다. 악취와 수질오염으로부터의 해방과 퇴비화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는 셈이다.

농촌진흥청 농업과학기술원 김삼권 팀장은 지난 1일 "악취가 전혀 없어 돈분으로 인한 민원을 완전히 차단시킬 수 있는 데다 효능이 뛰어나 위기에 처한 축산업의 혁명을 가져올 수 있는 쾌거"라며 "캐나다 대학 연구팀이 비료 샘플을 갖고 분석한 뒤 30만t을 수출해 달라고 요청할 정도"라고 전했다.

기계부품회사를 운영했던 전씨는 한창 때 TV 부품을 국산화시킨 주인공이기도 하다. 자본력 부족으로 사업에 실패한 뒤 우연히 친구의 돼지농장에 갔다가 오기가 발동했다. 공해 수준의 돈분을 자원화해 보겠다고 맘먹은 것이다.

10년의 노력끝에 그의 '밭사랑비료'는 농촌진흥청 농업생명공학연구원과 충남농업기술원 논산딸기 시험장 등 국가기관에 도입됐다. 하지만 정작 도움이 돼야 할 농가에서는 화학비료에 밀리고 있다.

전씨는 "현재 국내 퇴비는 발효기준이 마련되지 않는 등 공정규격이 없어 미숙한 물질이 토양에 들어가 지력을 해치고 지하수까지 오염시키고 있다"면서 "가축분뇨자원화사업은 농민들이 퇴비를 서로 사용하겠다고 할 때 성공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 전주 | 박용근기자 yk21@kyunghyang.com >

출처 : 지구촌 대한민국(大韓民國,KOREA)

글쓴이 : 백두산 천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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