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809
-허망한삶-
하루 일과중,
피크 타임이 지나
손님이 썰물 처럼 빠져 나가고 나면
버릇 처럼...
마음의 여유를 찾으려 파라솔과 의자가 있는 뒷마당으로 향한다.
등받이 의자에 앉아 머리를 뒤로 최대한 제껴
밤 하늘을 올려다 보노라면 칠흙같은 어둠 속에 별이 총총하게 떠있거나
때론 둥글고 흰 보름달이 환하게 미소 지으며 날 내려다 보기도 한다.
그 밤하늘의 별들과 둥근달을 바라보며 미소짓고
삶의 여유를 찾곤하는데...
오늘도 통통하게 살이 오른 반달과 총총 빛나는 별들이 동시에 날 반긴다.
살며시 미소가 머무는 듯 하다가 이내 슬픔으로 다가서는 이유는?....
내 아버지!
이북에 그리운 가족 모두 남겨 두시고
홀로 월남 하시어
유독 외로움이 많으신 아버지,
내 어릴때
명절 아침이면 이북에 두고온 가족들 생각에
눈물 짓던 당신의 모습을 보는것은 저희들로선 고통이었다.
언제부터인가 그 모습을 볼수가 없었고
한동안은 그 이유를 우리는 알수가 없었다.
당신 자식들 일랑 친, 인척 형제없어
쓸슬해 하지 말라시며 9남매 낳으시고 기르셨고,
1920년생, 올해 83세,
적지도 많지도 않으신 연세...
별 걱정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당신 건강 챙기시며
소일 하시던 당신께서 어언 일이란 말인가....
우린 굳게 믿었드랬다.
백수 하실거라고....
지금도 125cc 오토바이를 타실 정도로 건강하셨는데...
신장암,
아랫배까지 전이되어 딱딱하게 만져지는 한쪽 배를 만지시며
수술은 무슨 수술...
이대로 살다가 죽으련다 하신다.
끝내 당신의 병명도 모르신채 시름시름 앓으시다가 생명줄을 놓으시게 되겠지....
참으로 허망한 마음 가눌길 없다.
밤하늘은 별이 총총하고 달빛마저 환했지만
그 밤 하늘을 바라 보며
오늘은 웃을수가 없었습니다.
미소 지을수가 없었습니다............
아버지!
내 아버지...
'조화로운 삶... > 산골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030904 -사이버 친구!- (0) | 2008.07.28 |
---|---|
030821 -사랑은 움직이는 거래... (0) | 2008.07.28 |
030729 -2통의 전화- (0) | 2008.07.28 |
030727 -꼬꼬닭- (0) | 2008.07.28 |
030710 -해수욕장 풍경- (0) | 2008.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