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729
-2통의 전화-
따르릉.....
첫번째 전화음이 울린다.
아침 6시30분,
내게있어 아침 6시반은
잠든지 겨우 1시간 반 밖에 안된 시간이다.
어머니시다.
가슴 한쪽이 덜컹한다.
혹시 아버지께서?...
아니나 다를까.
어머니께서도 방금 아셨단다.
아버지께서 강릉 아산병원에 가신다고 빨리 밥을 차리라고 법석을 떠시기에
왠일이시냐고 자초지종을 여쭈니,
봉투 하나를 내미신단다.
당뇨와 변비 때문에 자주 다니시는 내과의원에서
진찰하시곤 큰 병원에 가보시라고 소견서를 써 주셨는데
소견서를 어머니께서 열어 보니
초음파 사진과 더불어 휘갈겨 쓴 글씨에 종양이 의심된다는 문구로 인해
어머니께서 놀라셔서 새벽에 전화를 거신거였다.
토요일이니 빨리 가보자신다.
네, 알았습니다. 곧 가겠습니다.
아침 8시20분경 강릉 아산병원 도착.
8시 30분 대기 번호표를 뽑고 접수 시키고 핸드폰 전원을 끊어 놓는다.
한참 뒤,
혹시나 해서 핸드폰을 진동으로 전환 시킨다.
두번째 전화,
10시 30분경 진동에 익숙치 않은듯...
온몸이 부르르 떨린다.
깜짝 놀라며 졸리운 눈은 반쯤 감은채
네~에...
2570차주 되십니까?
네 그렇습니다만...
차 전조등을 켜놨던데요.
저대로 놔두면 방전돼서 시동이 안 걸릴지도 모르니...
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졸립기도 하고 아버지 일로 정신이 없어 전조등을 끈다는걸 깜빡햇다.
주차장으로 향하면서 생각한다.
전화 주신분께선 나와 아무 인연도 없는 분이시다.
그런데 손수 앞 유리창에 있는 전화번호를 확인하시고
오랜시간 전조등을 켜두면 방전되어 시동이 안걸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시고
전화를 주신것이다.
얼마나 가슴 따뜻한 배려인가....
기쁘다.
이래서 살맛나는 세상인것이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해보니
감사의 표현이 미흡햇다는 생각이 든다.
이내 감사의 전화를 드려야지 생각을 하면서도
실천하지는 못햇다.
하루가 지나서야
다시 한번 감사의 전화를 드린다.
연세 지긋하신 분께서 전화를 받으신다.
그땐 정신이 없어서 감사의 표현도 제대로 못했더랬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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