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월 18일
강원도 횡성의 축산 농가
구제역에 걸린 어미 소를 안락사 시키기 위해
수의사가 근육이완제 석시클린을 주입하는 순간
갓 태어난 송아지가 어미의 젖을 보채기 시작했다.
어미 소는 약의 반응이 나타나는
10초에서 1분 사이 숨을 거두게 마련이지만
젖을 물린 어미 소는 다리를 부르르 떨며
3분을 버텨 냈고, 송아지가 젖을 다 빨고 나자
비명 한 번 못 지르고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어미 소가 이미 숨을 거둔지도 모르고
주위를 맴돌던 송아지도 결국
채 가시지도 않은 제 어미의 체온을 느끼며
차가운 땅속에 묻히고 말았다.
살아서는 주인의 발자국 소리만 듣고도
두 눈 껌벅이며 성큼성큼 달려와 머리를 부벼 대던
어미 소는 영하20도의 지상보다 땅 속이 더 따뜻했기 때문일까.
더 이상 워낭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텅 빈 축사에서
새끼를 부르는 어미 소의 울음 소리만
잠 못 이루는 주인의 꿈 속에서 밤을 새운다.
_'어미소의 모정' 김남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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