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912
"봉평 메밀꽃 축제"
1999년 이후, 8회째를 맞이한 "평창효석문화제" 9월 8~17일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효석문화마을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고속도로 장평 톨게이트를 벗어나 흥정천을 따라 축제장으로 향하는 길목마다 왕소금을 뿌려 놓은듯 하얗게 피기 시작한 메밀꽃, 흥정천 곳곳에 지난 여름 수해의 쓰라린 현장이 남아 있으나 수해의 아픔을 딛고 메밀꽃은 활짝 피어 손님을 맞이한다.
흥정천에 놓인 섶다리를 건너 메밀꽃 밭 길을 걷다 보면 어느새 "메밀꽃 필 무렵" 소설속 주인공인 허생원이 된듯하다.학창시절 국어시간에 작품 해설을 받아 적으면서 막연하게 상상하고 떠올리던 풍경, 가산(可山) 이효석(李孝石·1907~1942)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에 남긴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장 속으로 들어가 보고 싶어 매년 봉평 축제장을 찾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봉평은 가산 이효석이 태어난 곳. 이 효석이 학창시절 아침 저녁으로 오르내리던 고갯길과 개울물들이 전부 문학속에 들어있다. 봉평의 장터가 그렇고 대화를 넘어가는 고갯길이 그렇고 강가의 물레방아가 그렇다.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 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팔십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의 단편 ‘메밀꽃 필 무렵’ 중)
대화까지는 팔십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 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 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이효석의 단편 ‘메밀꽃 필 무렵’ 중)
달밤이 아니라 한낮이라도 만발한 메밀꽃밭 풍경은 감탄스럽다.
해가 서편으로 기울며 붉은 석양이 질 때의 풍경도 달빛 아래에서처럼 숨이 막힐 지경이다.
평창의 효석문화제는 이 절정의 메밀꽃밭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매력적이다.
해가 서편으로 기울며 붉은 석양이 질 때의 풍경도 달빛 아래에서처럼 숨이 막힐 지경이다.
평창의 효석문화제는 이 절정의 메밀꽃밭 풍경을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매력적이다.
이효석 생가터가 있는 ‘효석문화마을’은 소설에 등장하는 물레방아, 주막 등을 재현해 놓았고, 키 큰 돌배나무들이 서 있어 쉬었다 가기 좋은 초미니 가산 공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