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삶... /산골 이야기

캠프아라리 - 어떻게 시작할까?

[정선통나무펜션] 2013. 7. 22. 17:38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까?

 

‘캠프 아라리’를 준비 한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걱정들을 하셨습니다. “그냥 조그맣게 상욱이 살 곳이나 준비하지 뭘 그렇게 되지도 않을 일을, 고생만 하려고” 하시며 걱정을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일 협조가 안 되는 사람이 장애인 부모들이라고 말씀들을 하셨습니다. 맞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 그럴까요? 왜 자신의 아이들이 안전하고 존중을 받으며 살 수 있는 방법을 생각 해 보고, 터를 만들자고 하는데 동참을 안 할까요?

 

이 문제는 그렇게 단순하게 그분들이 ‘참여 한다, 안 한다’ 로만 볼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한 세상을 만드는 일은 ‘우리’에게는 현실이고 절박한 일이고 책임이 따르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섣부르게 시작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줘도 안 되고, 남의 일처럼 ‘되도 그만 안 되도 그만’ 인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실제로 당사자인 아이들 보다 부모들이 더 많이 다쳐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겪어 왔던 사회의 차가운 벽과 눈길, 그리고 아이로 인한 이유 모를 창피함,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이질감, 그리고 우리 아이들을 위한다는 여러 제도들의 불합리성, 가르쳐도 소용없는 희망 없는 교육, 다른 아이들의 성장과 비교되는 열등감 등등 모든 것이 상처 인 것입니다. 이러한 사회의 정서 속에서 무엇을 해도 안 될 것 이라는 절망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이건 처음부터 잘 못 낀 단추야!” 라는 생각에 믿음도 없어지고, 불만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장애를 가진 아이들을 생각 할 때 부모의 아픔은 간과하기 쉽습니다. 우리아이가 태어나면 ‘어떻게 교육을 시켜 잘 살 수 있게 할까?’ 보다 내가 내 아이 보다 하루만 더 살았으면 하는 생각들을 합니다. 그런 생각 들은 극한 절망감을 뜻 하는 겁니다. 이런 것들을 보면 사실은 아이보다 부모가 얼마나 힘든 사회를 살아가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 부모님들은 겉으로 멀쩡해 보이니 아이만 힘 든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 속 깊은 상처는 아이가 행복해 지면 그냥 다 없어져 버리는 겁니다. 왜냐하면 우리 아픔의 원인이 아이의 불행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 아이가 행복 할 수 있다는 비젼만 있었어도 우리는 이렇게 아프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사회는 우리 아이들을 받아 들여 이 아이들과 같이 갈수 있게 만들어져 있지 않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 사회에 적응하려면 일반아이들의 2~3배 노력을 해도 적응하기 힘듭니다. 개념과 시각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가 행복해 질 수 있는 작은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 아이만이 아니라 같이, 우리아이들과 함께 사는 게 맞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겁니다. 그런 마을들이 많이 생기고 발전해 나가면 우리 아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떤 장애든 상관없이 당당하고, 존중 받으며 살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상처 받을 이유가 없을 겁니다.

 

불가능 할까요? 저는 가능하다고 생각 합니다.

우리가 없는 것을 만들자는 게 아닙니다. 인류의 역사 속에서 있어왔던 일입니다.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해 돈과 힘이 최고인 세상으로 변해 버리면서 그런 아름다운 생활방식들이 자꾸 구태로 없어져 버리는 현실이 된 것입니다.

 

그런 나라가 되기까지 많은 변화가 필요 합니다.

그 중 가장 먼저 바뀌어야 하는 건 우리들입니다. 우리가 바뀌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이 바뀌기를 기대 하시면 안 됩니다. 우리 아이들에 대한 편견부터 없애고 아이를 잘 관찰하여 장점을 키워주고 단점을 고쳐주는 겁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가?’ 를 고민해 보셔야 합니다. 물론 지금까지 다들 생각해 보셨겠지만 그 생각의 바탕엔 부정이 깔려 있었습니다. 이번엔 긍정을 깔고 생각해 보십시오.

 

저는 나름 오랫동안 고민을 해 보았고 아이를 ‘캠프 힐 (camphill)’이나 라 쉬(L'arche)’ 같은 복지 선진국의 공동체나 시설에 에 보내려고 이민도 준비했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저도 제 생각의 바탕에 우리 아이가 아무것도 못 할 것이고 평생을 누군가가 돌봐줘야 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생각을 바꾸고 나니 다른 방법이 있을 거라는 확신이 섰습니다. 왜 외국에는 ‘캠프 힐’이 있고 ‘라 쉬’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없을까? 그리고 우리나라의 ‘캠프 힐’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그리고 ‘캠프 힐’이 과연 답 일까? 라는 생각을 해 보기 시작 했습니다.

 

저의 생각은 ‘한국형 캠프 힐’ 인 ‘캠프 아라리’마을과 우리 아이들에 대한 사회의 고정관념을 바로잡고자 하는 정신운동을 함께 하려는 겁니다. 정신 운동이 우선 이지만 두 가지를 동시에 같이 진행 하는 것이 효과적일 거라 생각해서 입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같이 있어야 서로의 시너지가 나는 것처럼 요.

 

그런데 제 방법이 옳으니 모두 저에게 합류 하십시오 라는 게 아닙니다. 다들 각자의 방식으로 큰 차원에서 동참을 하시라고 하는 겁니다. 다들 긍정적으로 변하시라는 겁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아이에 대한 생각을 해 보면 나름대로 방법들이 생각 날 것입니다.

 

세상을 사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정말 다양하게 많습니다. 그런 여러 가지 방법들이 서로 장단점을 비교 하다가 옳은 방향으로 합쳐지겠죠. 작은 물줄기가 큰 강이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도 있습니다. 그런데 다들 시작을 너무 어려워들 하십니다. 그리고 다들 ‘돈’이 있어야 해결이 된다고 하십니다. 맞습니다. 돈은 필수입니다. 하지만 돈 보다 우선 되는 것이 “뭘 어떻게 해야 우리 아이들이 바로 살 수 있을까”하는 생각입니다.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 하고 의논을 하고 항상 머릿속에서 자리 잡게 하십시오. 우리 아이들이 어우러져 살 수 있는 곳을 생각 하고 또 그곳에서 뭘 하며 살지를 생각해 보고 그런 것들을 기준으로 아이의 교육, 건강, 습관 등을 만들어 주셔야 합니다. 그렇게 우선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겁니다. 지금 현존 하는 사회의 시스템은 무시해 버리고 말입니다. 지금 현재의 방향은 모두 궁극적으로 “수용 시설”이니까요.

 

그리고 누군가 앞장서서 하려고 하면 박수 쳐 주는 겁니다.

나중에 배가 산으로 가면 안 하면 되고 잘 되면 우리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데 밑져야 본전인 일인 것 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자꾸 하려는 사람들이 생겨야 사회의 이슈가 되고 발전이 되는 겁니다. 의견도 자꾸 내 주고요. 그래야 배가 산으로 가는 일도 막을 수 있고 또 작은 물줄기로서의 역할이 되기도 하고, 그런 참여들이 모여야 큰 강이 되기도 하니까요. 색 안경을 끼고 보시지 말고 그냥 순수하게 “우리 아이들을 위한 일 이니까~” 하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이일은 단순히 우리 아이들만 위하는 일 만은 아닙니다.

실제로는 우리부모들, 가족들을 위한 일입니다. 우리 마음의 짐을 내려놓기 위한 일 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 사회를 위한 일 또한 되는 것입니다. 이 아이들이 안전하게 살고 자기만의 방법으로 사회에 기여하며 살 때 이 사회는 얼마나 아름다워 지겠습니까? 우리는 그런 자부심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이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일을 우리가 시작 하는 겁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시작해야 할 일이지만 그 누군가는 우리들 장애인 가족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아이들을 위한 산업이 아니라 진정으로 ‘우리 아이들을 위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겁니다. 지금의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나 특수교육, 사회적 기업 등 모든 것들이 전부 우리 아이들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생긴 하나의 ‘산업 군’입니다. 그리고 그런 일에 종사 하는 사람이 귀하다 보니 우리 아이들을 ‘목적’으로 시작 된 일이 종사하는 사람들을 더 존중해 주는 ‘주객전도’가 되고 말았습니다. 우리들은 그 사람들에게 꼼짝을 못 하니까요, 마치 아이를 볼모로 보낸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훌륭한 분들도 많이 계시겠죠. 하지만 모두들 우리 마음속 불만과 상처가 어디서부터 생겼는지 다들 아시지 않습니까? 그렇지만 그들만 탓 할 수도 없는 게 그 시작은 사회의 잘못된 시각 즉 우리 아이들은 ‘평생을 보호해주고, 그냥 아무것도 못하는 무능력한 존재, 사회의 필요 없는 존재’라는 편견으로부터 시작 되었고 거기에는 우리도 동참을 했기 때문 인 것입니다. 적극적인 동참은 아니지만 묵시적인 동참을 한 거죠. ‘나 만 아니면 돼!’ 였는데 내가 되어 버린 거죠.

 

그래서 달라져야 합니다. 우리부터 말입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용감해 지셔야 합니다. 소통의 시대에 ‘우리’들 끼리 소통이 되어야 합니다. 남의 정보만 취하려 하지 말고 내 정보도 줘야 합니다. 나의 육아정보도 공유하고 나만의 “우리 아이에 대한 교육방법”도 공유해서 서로가 의견을 주고받아야 합니다. 훌륭한 선생님, 의사, 사회복지사, 사회적 기업 등, 내가 아는 좋은 정보와 나쁜 정보를 서로 공유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들도 조심하고 더 잘하려고 노력을 할 것입니다. 그들에게도 감시하는 눈이 생기니까요.

 

그리고 혼자보다 둘이 더 낮고 둘 보다는 셋이 더 좋습니다.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과 모임을 만드십시오. 길고 힘 든 일에 지치지 않게 서로 위로하며 같이할 사람을 만드는 게 효과적입니다. 대답 없는 메아리가 나를 힘들게 할 때 나를 안아줄 ‘우리’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렇게 작은 ‘우리’가 많아져서 물줄기를 이루면 되는 일입니다.

 

이렇게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 하는 겁니다.

조금만 부지런 하고 조금만 신경을 더 쓰면 할 수 있는 겁니다.

우리 아이의 미래가 정말 걱정 된다면 반드시 하셔야 될 일입니다.

그런 시작이 세상을 바꾸는 겁니다. 그런 시작을 하면서부터 아이가 달라 보이고 희망이 생기고 ‘나’가 아니라 ‘우리’가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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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글은 정선에 사는 저의 지인의 글입니다.

장애우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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