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삶... /산골 이야기

출퇴근길을 걷다

[정선통나무펜션] 2009. 12. 6. 10:53

집과 점방과의 거리는 약 5km 정도의 거리다. 

나의 빠른 걸음으로 35분~ 40분 거리... 아내는 거의 마라톤 수준으로 걸어야하는 거리다.

수년간 건강관리 차원에서 마라톤을 시작하여 하프코스를 거쳐..  42.195km 풀코스를 몇번 완주도 하고

나름 건강을 챙기곤 했는데...   뜻하지 않게 무릎을 다쳐 마라톤을 할수 없게 되었다.

 

 

어느 순간 건강과 체중 조절에도 문제가 되어가는 몸으로 전락하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놀라   아내의 권고로 무릎에 무리가 가지않는다는수영을 시작했다.

하지만 상쾌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 마시는 마라톤과는 너무도 상이한...  

따뜻한 온천물로 실내가 답답하고...  약품 냄새 진동하는 수영장은 내겐 맞지않는 운동이었다.

포기.

 

차선책으로 집에서 가까운 영랑호수를 걷자. 

한바퀴 7.2km로...  마라톤 할때 매일 한바퀴 이상 달리던곳으로 이젠 달리지는 못하지만

대신 걷기로 하고 시도 했지만... 볼일 때문에...  시간이 맞질 않아서..

이래 저래 빠트리지 않고... 시간을 내서 매일 정기적으로 운동한다는게 그리 쉬운일 만은 아니다.

 

그래서 지난 9월 가을이 시작할때부터 궁리끝에 찾아낸것이 출퇴근을 걸어서 하자.

일부러 시간을 낼 필요도 없고 얼마나 좋은가...

이제 4개월째 접어든다. 비가 많이 쏟아지는날 외엔 매일 걸었다. 

 

걷다보니 승용차로 출퇴근 할때와는 비교도 안되는 즐거움이 있다. 정말 좋다....

무엇보다 아내와의 대화시간이 많아져서 좋다.

 

집을 나서면 보이는 바다... 파도소리... 영랑호숫가를 걸을때면 설악산 대청봉과 울산바위를 넘어

뉘엇뉘엇 해가 지는 모습도 아름답지만...  영랑호수에 비친 노을은 황홀함으로 다가온다.

 

 

매일 바뀌는 풍경에 우리 부부는 길을 걷다가 멈추기를 반복한다.

요즘은 겨울 철새들이 찾아와 장관을 이룬다. 청둥오리는 기본이고...  보기드문 물닭도 올핸 수십마리가 찾아와 출근길을 멈추게 한다.

 

 

오늘같이 무지막지한 강풍이 불어도 걷는다.

걷는게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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