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그래퍼 이규열의 유럽풍 농가 |
가족, 손수 집을 짓다. 포토그래퍼 이규열의 유럽풍 농가 |
포토그래퍼 이규열 실장이 집을 완공한 것은 2005년 11월. 이제 와서 집 구경을 하겠다는 말을 꺼내기가 조금 민망했지만 유럽의 농가 같다는 그의 멋진 집은 사진으로 보면 볼수록 직접 가서 들여다보고 싶어졌고, 가족이 힘을 모아 직접 지었다는 믿기지 않는 말에 그 실상이 더욱 궁금해졌다. ‘우리 집은 아침 햇살이 좋으니 외관을 찍을 거면 일찍 오라’는 포토그래퍼의 프로다운 멘트에 집주인이 번거로우리라는 생각을 접은 채 이른 새벽 서둘러 포천으로 향했다. 이 집은 가을에 가장 아름답다고 하는데 그의 아버지가 만들어 걸어둔 『내셔널 지오그래픽』 표지를 닮은 노란 틀 사이로 정말 그림 같은 집이 보인다. 다섯 식구가 총동원되다 큰길에서 꺾어 몇 미터 들어가자 언덕 위의 그림 같은 집이 눈에 들어온다. 집으로 들어가는 길은 밤나무가 휘어지며 줄지어 낙엽 그늘을 만드는데 마치 연출한 듯 구도가 참 멋지다. 붉은 기와를 얹은 그의 하얀 집은 어린 시절 만화에서 보았던 그런 집 같다. ‘보통 집’에 살던 가족은 어릴 때부터 ‘예쁜 집’에 살고 싶다는 꿈이 있었다고 한다. 그림 같은 예쁜 집의 꿈이야 너도나도 한 번쯤 소망해보고 마는 것이지만 이들은 꿈을 실행으로 옮겼다. 평평하게 마련된 집터가 아닌 산중턱을 깎아 집 지을 생각을 한 것도 용감한데, 적은 비용으로 가족의 스타일을 담은 ‘우리 집’을 짓고 싶어서 설계부터 자재 선택, 전기 배선, 변기를 앉히고, 문을 다는 등의 웬만한 인테리어 시공은 가족이 직접 했다고 한다. 점점 놀라울 따름이다. 집 짓기 멤버는 패션을 전공한 누나, 일본에 사는 여동생, 당시 마을 이장이었던 아버지, 음식 솜씨 좋은 어머니 그리고 이규열 실장까지 온 식구가 총동원되었다. 이규열 실장은 설계와 자재 선택 및 조달 등 집 짓기의 총감독을 맡고, 현지 사정에 밝은 ‘이장님’ 아버지는 인부 확보 및 현장 지휘 감독을, 어머니는 식사 제공 및 현장 감독 보조와 뒷정리 담당을 맡았다. 그리고 누나는 전공을 살려 집에 들어가는 패브릭 디자인을, 일본에 있는 여동생은 집에 어울리는 소품을 보내주며 멀리서나마 집 짓기에 동참했다. 현관을 열고 바라본 1층 거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각도를 얼마로 해야 할지 몰라서 식구들이 직접 오르내려가며 각을 정했다. 수평으로 나무를 지른 난간은 일본의 목조 주택에서 힌트를 얻어 디자인. 디자인을 중심에 두다 집 짓기는 늘 마음속으로 준비했던 것이라 외국 잡지든 인터넷이든 맘에 드는 사진을 찾으면 모조리 스크랩을 해두었다. 1층은 부모님의 생활 공간이니 깔끔하게, 2층은 그의 공간이니 정크 스타일에 로맨틱한 무드를 가미해 콘셉트를 잡았다. 예쁜 물건을 좋아해 연필, 지도, 생수 병, 알전구 등을 모아왔고, 『메종 프랑세즈』(프랑스 인테리어 잡지)와 『마사스튜어트 리빙』을 즐겨봤다는 남자는 타고난 감각 또한 남달라 집의 어느 코너를 봐도 세련된 인테리어 사진 같다. 정원에 나무를 새로 심으면 비용도 엄청나고 울창하지도 않으리라는 생각에 처음부터 산기슭의 나무를 봐가며 집의 위치와 방향을 잡았다. 이렇게 치밀하게 따졌기에 집으로 걸어 들어가는 길목은 방문객이 놀랄 만큼 밤나무가 그림처럼 어우러질 수 있었다. “집을 짓고 나니 우리 집은 붉은 기와를 얹어서 위에서 내려다봐야 예쁘더라고요. 그래서 땅을 돋울 수는 없으니 집 입구에서 산등성이로 올라가서 현관 쪽으로 내려오도록 오솔길을 만들려고 했어요. 하지만 아버지가 이제 일을 그만 좀 벌이자며 말리셨지요.” 정원수 둘레의 돌은 개울에서 이끼 낀 놈으로 골라와 쌓아 오래된 느낌을 냈다. 현관 옆의 국화를 담은 화분도 일부러 낡은 토기 느낌으로 골라온 것이다. 창의 크기와 모양을 다 달리해서 하얀 외벽에 들어간 사각형들이 재미있는 비례를 이룬다. 현관문은 아치형으로 만들어서 정원을 내다볼 때의 프레임까지 디자인성을 가미했다. 누나는 2층 욕실의 샤워 커튼을 만들면서 고정 끈을 길게 해서 원피스 이미지를 냈고, 비주얼에 신경 쓰는 그를을 극구 말렸던 아버지는 속을 파낸 코코넛에 지푸라기를 세모 모양으로 얹어 예사롭지 않은 새집을 만드셨고, 평소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애독하던 터라 집 입구 나무 기둥에는 노란 테두리가 둘러진 그 잡지의 표지를 본떠 노란색 사각 틀을 걸어두었다. 이들 가족은 모두 비주얼과 디자인에 예민한 감각파였던 것이다. 1 천창을 내고 싶었지만 비용 문제로 벽면에 조그만 창을 낸 다락방. 낮에도 어두워서 밤샘 작업을 한 다음 날 단잠을 잘 수 있다. 2 2층 복도와 난간. 2층은 1층 넓이의 반으로 줄여 거실에 앉았을 때 높은 천장을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수소문과 발품으로 지은 집 그는 집을 짓는 동안 줄기차게 을지로에 나갔다. 일을 마치고 을지로에 가서 자재를 수소문해 구해다가 포천 현장에 가져다주고 다시 서울 거처로 가기를 3~4개월 가량 반복했는데 을지로에는 정말 없는 것이 없다고 한다. 욕조에 단 미끈하고 긴 수도관은 과학 용구 판매상에서 구해왔다. 집의 전기 배선은 지하철 공사장처럼 노출 파이프로 잡았는데 부산 광안대교를 이을 때 특수 어댑터가 쓰였다는 정보를 듣고 을지로를 몇 바퀴 돌아 찾아내기도 했다. 제주도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발견하고 점찍어둔 붉은 기와는 라파즈루핑이라는 프랑스 건축 자재 브랜드에서 찾아냈다. 어느 날 아버지가 외국에서 수입되는 물건을 담은 컨테이너 박스 나무가 좋다는 말을 듣고 와서 부자가 평택항을 뒤지러 가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컨테이너 박스는 잘 건조시킨 수입목이라서 뒤틀리지 않는데, 그중에서도 IT 관련 물건이 담긴 박스는 최고급이라고 한다. 이렇게 구한 컨테이너 박스로 서까래, 현관문, 계단을 만들었는데 덕분에 부모님은 못 빼는 기계까지 동원해 몇날 며칠 못을 빼내고 다듬기에 힘을 쏟아야 했다. 1 2층 복도와 거실 바닥은 노출 콘크리트에 에폭시 코팅을 했다. 조만간 주방을 뒤뜰로 확장하면 소파 뒤로 테라스가 생기게 된다. 2 집을 지은 뒤 디자인을 위해 앞으로 내서 새로 지은 현관. 현관문은 재활용 널빤지로 만들었다. |
'내집짓기시공참고자료 > 전원주택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농가주택 싸게~리모텔링 (0) | 2008.12.01 |
---|---|
[스크랩] 전원주택 조경은 이렇게 하고싶다 (0) | 2008.12.01 |
비닐하우스 손수짓기 (0) | 2008.12.01 |
웰빙 생태주택사진 (0) | 2008.12.01 |
14단계 공정과정 따라하면 나도 시공 전문가! (0) | 2008.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