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황토집에 대하여 많은 관심과 칭찬을 주셔서 너무 기쁩니다. 그 동안 다른 사람들의 흙집을 구경만 하다가 저의 집짓는 과정도 정보가 될 수 있을까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사진 몇 장을 올렸었습니다. 각파이프 골조, 판넬지붕, 황토벽돌 등으로 이루어진 특이성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셨고, 몇 분께서 댓글을 통해 총 공사비, 공사방법, 황토벽돌의 성질 등에 대하여 질문을 주셨습니다. 질문에 대하여 제가 생각하고 고민하였던 것을 바탕으로 간단한 답변을 드릴까 합니다. 다만 저는 건축공사에 문외한이고 아직까지 월급쟁이로서 전문적인 건축지식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비전문가가 드리는 조언에 불과하다는 점을 참고하셔서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황토벽돌집에 각파이프 골조, 판넬지붕을 한 이유
제가 쓰고 있는 황토벽돌은 자체적으로 일정 수준의 압력강도가 나오기 때문에 벽돌을 먼저 쌓은 다음에 그 위에 지붕재를 씌우는 방법으로 집을 짖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오랜 세월동안 유지될 수 있는 좀 더 튼튼한 집을 짖기 위해 구조재와 황토벽돌이 일체가 되는 공사 방법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물에 약한 황토벽돌을 보호하기 위해 공사기간중에 특별한 방수대책이 필요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각파이프 골조에 판넬지붕을 고려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러한 공사방법이 화학재료인 판넬를 쓴다는 거부감은 있지만, 공사비 절감, 공기단축, 압력에 약한 황토의 보강 등 여러 가지 장점도 있습니다. 각파이프로 이루어진 골조는 속으로 넣고 벽돌을 쌓기 때문에 시각적인 거부감이 없으며, 또한 실내 천장(일명 "덴조")를 할 때 생황토를 집어 넣게 되면 전통 기와집의 황토 기능성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저도 천장을 할 때 수십톤의 흙을 넣은 방법으로 시공을 하였으며, 보이는 부분은 단열재 위에 생황토를 뿜칠하는 방법으로 마감을 하였습니다.
총 공사비에 대하여
특히 황토벽돌과 조적을 위한 황토몰타르, 메지시멘트 등 황토부분의 재료값은 평당 약 70만원 정도 든 것 같습니다. 그러나 황토벽돌은 미장이 필요 없고 안쪽으로 벽지시공이 필요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의 공사비 절감요인을 감안할 경우 그렇게 비싼 비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됩니다.
황토벽돌집을 지으면서 느낀 점은 황토집이기 때문에 특별히 비쌀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일반 시멘트벽돌로 짓는 집보다 평당 50만원정도 내외가 더 든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나머지는 다 내장재를 어느정도 비싼 것으로 할 것인가, 내부 인테리어를 어떤 것으로 할 것인가, 기초를 얼마나 튼튼하게 할 것인가 등 기타 요인에 의해 공사비가 많이 차이가 난다고 생각합니다.
황토벽돌에 대하여
국내에서 생산되는 황토벽돌은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황토는 잘 갈라지고 건축에 적합한 강도가 나지 않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 황토에다 다양한 보강재를 혼합하여 황토벽돌을 만들고 있습니다. 보강재료로 마사토, 석회석, 시멘트 등을 혼합하여 강한 압력을 주어 황토벽돌를 찍어내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생산된 황토벽돌은 강한 강도가 나오고 또한 물에 넣어도 물을 녹지 않을 정도로 건축성은 좋습니다. 그러나 정확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러한 황토벽돌은 시멘트처럼 딱딱히 굳어져서 보온성, 탈취성, 습도조절 등 황토의 좋은 기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앞 글에서 밝힌 바와 같이 제가 쓴 황토벽돌은 문경에서는 나는 100% 황토를 굽지 않은 상태로 성형하여 자연건조시킨 생황토입니다. 문경에서 나는 황토는 석회석이 오랜 시간동안 풍화되어 만들어진 황토로서 점질성이 매우 강합니다. 특별히 보강재를 쓰지 않더라도 갈라지는 성질이 덜하고, 특별히 생산공정에서의 노하우가 더해져서 100% 황토인데도 갈라지지 않고 강한 강도가 나오는 것으로 설명을 하더군요. 어쩌든 공사과정에서 쓰다 버린 황토조각들이 비를 몇 일 맞고 일주일 정도 지나니까 따 풀어져서 흙으로 돌아가더군요. 몇일이 지나니까 그 위에 잡초들이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만약 시멘트가 많이 함유되었다면 이러한 현상은 볼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황토벽돌는 길이 300, 폭 145, 높이 100 크기입니다. 이러한 벽돌을 외벽을 두 줄로 300정도로 쌓으면 단열이 완벽하다고 합니다. 이 황토벽돌집에 사시는 몇 분께 물어 보니까 겨울에 따뜻하고, 여름에 시원하다고 하더군요. 황토벽돌을 두 줄로 쌓을 때에 중간에 단열재를 전혀 넣지 않습니다. 특별히 단열에 취약한 화장실과, 바닥에는 스티로폴을 넣고 시공하였습니다.
황토벽돌은 100% 생황토이기 때문에 물에 매우 취약합니다. 그러나 쌓아 놓은 상태에서 풍이 쳐서 비가 흘러내리는 정도는 충분히 견딜 수 있습니다. 물을 먹었다가 마르고 하면 더욱 단단해 진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지붕이 짧고 풍이 많이 치는 곳은 위험합니다. 이럴 경우에 외벽에 발수재 뿌려주면 됩니다. 황토에 맞는 발수재를 뿌려주면 황토가 숨을 위면서도 물은 침투하지 않습니다. 자세한 것은 직접 보시면 이해가 될 것입니다.
이상으로 비전문가가 드릴 수 있는 수준의 답변이었습니다. 추가적인 자세한 질문이 있으시면 다시 댓글을 달아 주시면 답변을 드리겠습니다. 저도 조용한 시골에 황토집을 짖고 살려는 욕심으로 5년 정도 전국을 헤맨 끝에 현재의 문경땅을 구해서 집을 짖게 되었습니다. 은퇴이후에 들어와서 살 요량으로 주말주택용으로 조그마한 황토집을 시작했다가, 주위분들의 권유로 땡빚을 내어 건축 규모를 키우게 되었습니다. 주위 경관이 좋고, 건너편에 철로자전거가 다니면서 가족단위의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시고 있어 펜션으로써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혹시 황토벽돌에 관심이 많으신 분들이 찾아 오시는 것은 대환영입니다. 공사는 이제 조경공사만 마무리 하면 될 정도로 진척되었습니다. 앞으로 준공검사도 받아야 되고, 펜션이름도 짖고, 홈페이지도 만들고 앞으로 한달 정도는 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식 오픈하기 전에 10월중 어느날 앞산의 단풍이 곱게 물든 날 흙집을 사랑하시는 분들을 초청하고 황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저희 황토벽돌 펜션에 대한 운영에 대한 많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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